Deduction

Democratizing Financial Service

Everyone deserves sophisticated investment advice.

모두가 복잡한 투자 조언을 받을 자격이 있다.

Wealthfront라는 회사 소개에 있는 대목이다. PB (Private Banking) 서비스의 일종인 자산 관리 (Wealth Management) 서비스를 받기란 예로부터 굉장히 까다로웠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Morgan Stanley의 Private Wealth Management 사이트만 들어가도 다음과 같은 문구를 찾아볼 수 있다.

Since Morgan Stanley’s founding over 75 years ago, one of our most distinctive values has been ‘doing first class business in a first class way.’ Morgan Stanley Private Wealth Management was created over 30 years ago to further demonstrate this value—and to deliver our firm—to an exclusive group of clients: successful executives and entrepreneurs, their families and foundations.

모건 스텐리가 75년도 더 전에 설립된 이후로 ‘최고의 사업을 최고의 방법으로 한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였습니다. 모건 스텐리의 자산 관리팀은 30년도 더 전에 설립되어 최상위 고객들(성공한 임원진이나 기업가 그리고 그들의 가족 또는 단체)에게 이 가치를 실현해드립니다.

딱 보기에도 누구나 받을 수 없는 서비스라는 느낌이 난다. 실제로 PB 서비스는 HNWI (High-Net-Worth Individual)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이는 보통 자산가치가 적어도 $1 million 혹은 10억 원 이상이 되는 사람들을 뜻한다. 물론 그 안에서도 자산가치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천차만별이다. 극단적 예를 들자면 영국 왕실 정도 재력이 되면 Coutts라는 은행을 통째로 자신의 Wealth Management 팀으로 둘 수 있다. [1]

이런 특권층만의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이 누리게 해주겠다는 것이 Wealthfront의 미션이다. 사실 기술의 도움 없이는 애초에 불가능한 목적일 수밖에 없다. 복잡한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설명해주고, 조언을 해주기 위해서는 단가가 높은 전문 지식인이 얼굴을 맞대고 도와줘야 했기 때문이다. 자산 가치가 낮은 고객은 1,000원이 2,000원 되는 엄청난 서비스를 받아도 생긴 이윤의 절대 규모가 너무 작아서 단가를 맞춰줄 수 없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이런 도전도 꽤 가능성 있게끔 해준다.

money

비슷한 이유로 주목하고 있는 서비스가 Robinhood이다. 주식거래 시 생기는 수수료를 $0으로 만들겠다는 포부 때문이다 (미국의 E*Trade나 Scottrade 같은 대형 브로커들의 경우 거래마다 $10까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는 단순 $10 차이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10의 수수료는 소액 투자자의 경우 $500짜리 투자에서 2%를 희생하고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절대값이 큰 투자자에게야 무시할 수 있는 수치지만 소액 투자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돈이라는 것이다. 결국, 수수료 $0이 가능해지면 더 많은 사람이 평등하게 투자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말 그대로 democratizing financial service이다.

자본이 작은 상태에서는 생각보다 꽤 많은 불평등에 부딪히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PB 서비스를 받기 위한 최소자본”이라든지 “고정금액 수수료”가 그 예들이다. 이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모든 서비스는 비용이 들고, 자본주의에서 더 많은 돈을 내는 사람이 더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이다. 단지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자본이 적은 사람들이 쉽게 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Wealthfront나 Robinhood에서 시도하고 있는 도전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고, 응원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이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해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수익을 내길 기대한다.

Footnotes
[1] Coutts 는 1692년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중 하나이다. 지금은 영국 왕실만의 PB라기보다는 영역을 조금 더 넓혀서 사업가들이나 지주들에게도 PB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1 million (얼추 한화로 18억) 이상의 자본 소유자만 허락되니 여전히 쉬운 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2] 나는 현대증권을 이용해서 미국 주식 거래를 하고 있는데, 이 서비스는 사고, 팔 때 모두 0.25%씩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0.25%의 금액과 $5.5중 큰 쪽을 수수료로 낸다). 국내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들은 내가 아는 한 다 이런 식으로 비율로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투자자의 자산가치에 상관없이 부담될 테니 조금 더 민주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건 아니라고 본다. $1 million 어치를 샀다가 팔면 그 자체로 5백만 원 넘게 내야 하는 건데 그러면 이런 사람들은 국내 서비스를 이용 안 할 것이고, 그건 국내 증권사들한테 손해이니 다른 창구가 있지 않을까? 나는 $5.5에 가까운 수수료를 내는 입장이라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도 큰 이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