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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Explanation

Disclaimer: 이 글은 The Art of Explanation 책의 리뷰입니다. 한국에는 설득을 이기는 설명의 힘이라고 출시되었으나, 저는 읽어보지 않았음을 미리 밝힙니다.

중학생 때부터 나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학생으로 알려졌었다. 그래서 컴퓨터 과목 시험 기간이면 다양한 질문을 받곤 했다. 나에게는 꽤 곤혹스러운 일이었는데, 질문 대부분이 당연해 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two”와 2는 컴퓨터에서 완전히 다른 객체인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해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었다. 내 설명은 “그냥 그런 거야”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학기가 지나감에 따라 나에게 질문하는 친구들의 수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나는 질문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질문자는 나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으며, “설명”은 완전히 실패했다.

이런 비슷한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어떤 교수님은 당신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그 교수님의 설명을 이해하는 학생은 손에 꼽았다. 교수님은 자신의 지식을 잘 “설명”했다고 생각하시지만, 수용자들은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 “설명”이 단순히 지식을 읊조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설명”은 무엇일까? 내 머릿속의 지식을 상대방의 머릿속에 옮기는 작업이라고, 나는 정의하고 싶다. 이는 마치 내 메일 박스에 있는 메일을 상대방에게 전달 (Forward)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사람에게는 이런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내 머릿속에 있는 추상적인 개념은 인간의 말로 변환되면서 손실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말은 듣는 사람의 뇌에서 처리되고, 저장되면서 또다시 손실이 일어난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도 손실률은 100%가 되어 “설명”은 전혀 의미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여러 명에게 동시에 설명을 하는 일은 이 과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각각의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이 모두에게 손실 없이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성공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설명”하나에 집중하면서 경력을 쌓아온 저자는 The Art of Explanation에서 그것의 미학을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 설명은 하나의 기술이다: 대부분 기술처럼 분석과 연습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 청자의 상태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설명하고자 하는 정보의 이해도에 따라 A~Z로 청자를 표현해 보자. Y에 있는 청자를 Z로 데려오기 위해서는 바로 구체적인 예시를 들 수 있지만, A에 있는 청자는 배경지식을 알려주며 D까지 데려오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 상황에 따라 적절한 매개체를 이용해야 한다: 마주 보고 구두로 하는 설명이 효과적인 상황이 존재하는 것처럼 4분짜리 동영상이 더 효과적인 상황도 전재한다.

이 책은 몇 가지의 사례 연구를 제공함으로써 내가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주며 끝마친다. 설명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기술로 접근 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론적인 이해를 실행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하나의 든든한 발판을 마련해준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세상은 끊임없이 복잡해지고 있고, 이 복잡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지기만 할 것이다. 개인들은 더욱 전문화된 일들을 하게 될 테고, 각자를 이해하는 일은 점점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설명하는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제대로 된 설명을 통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를 더하게 될 것이다. 설명하는 능력은 개인의 단위가 아닌 조직이나 사회의 단위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명확한 비정을 설명함으로써 개개인의 능력을 집중시키고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사회의 불신은 정부나 기업이 개인에게 설명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더 깊어진다. 덕분에 설명이라는 개념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